요즘 세상에 인터넷 커뮤니티란 단어를 떠오르면 대부분 혐오와 증오가 가득한 공간으로 인식됩니다.
너 그런 거 하니? 너 커뮤해?
사실 이런 공간에도 대다수는 정상인들이지만 온 웅덩이를 흐리고 다니는 1%의 미꾸라지들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인식이 생긴 거죠. 그런 와중에 청정구역이라 불리는 몇 안 되는 공간이 존재합니다. 바로 디씨인사이드에 식물갤러리란 곳입니다.
식갤문학 대망의 첫 번째 글은 모르는 사람이 없는 '기르기 시작한 이상 잡초가 아닙니다'로 정했습니다.
2010년 10월 21일, 한 가지 질문글이 올라옵니다.
가을쯤엔가 안쓰는 화분에 새싹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신기해서 물도 주고 햇빛나는 곳에 잘 나뒀더니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더군요
근데 문제는 종이 뭔지가 모르겠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고 무슨 종인지
물은 어떻게 줘야하는지 관리는 어떻게해야하는 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처음엔 정말 크는게 눈에 보일정도로 하루하루 다르게 크더니
막 꽃도피우고 ㅠㅠ
근데 이젠 좀 많이 크니까 잘 안크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잎도 바짝세워져 있어서 아 건강하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에는 잎이 축쳐져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보시고 무슨종인지 꼭 알려주세요
너무 궁금했던 녀석이거든요ㅠㅠ
그냥 잡초인가요 흑흑
기르기 시작한 이상 잡초가 아닙니다.
교과서에도 실린 인터넷 역사상 최고의 댓글로 유명하죠. 누군 이 글을 보며 치유받았을 수도 있고, 누군 당연한 말을 하네, 하면서 지나쳤을 수도 있습니다. 댓글도 간단하게 한 줄로 툭 쓰고 갔습니다.
식물갤러리가 지금의 식갤로 남을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저들이 식물얘기밖에 안 하기 때문이죠. 싸워도 식물로 싸웁니다. 남녀갈등, 세대갈등, 정치갈등을 갖고 오지 않고 그런 낌새가 보이면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멈춥니다.
지금도 수많은 글들이 작성되고 있고, 수많은 글들이 잊혀집니다. 대부분은 재발굴되지 못하고 잊혀지겠죠.
인터넷엔 낭만이 있습니다
이번포스팅은 여기 까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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